여행을 떠났을 때 엔돌핀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이유.
그건 물론 즐거워서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이유도 가지고 있다.
아프지 않기 위해서.
우스운 이유지만, 뼈저린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예전 학교 지원으로 일본여행을 떠났을 때 아팠던 적이 있더란다. 그것도 느닷없이. 같이 간 친구와 후배에게 폐를 끼칠 수는 없었던지라 혼자 민박에서 끙끙 앓았던 기억. 타지에서 아프면 서럽다는 것을, 나는 그때 뼈저리게 알았다. 그때부터, 여행지에서는 '즐거우니 아프지 않다' 고 스스로를 세뇌하는 것이 버릇이 되어 버렸다.
테디베어 박물관을 나왔다. 점심을 먹고 한번 더 둘러보자며 잔뜩 들뜬 마음을 그대로 가진 채 걸었다. 그런데 몇 걸음 걸었을까. 눈앞이 핑글 돌았다. 더 이상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왜 그래?"
"모르겠어. 갑자기 어지러워."
정말로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생리는 이미 시작한지 삼일이 넘었는데. 어젯밤에 잠도 잘 잤는데. 기분도 좋은데. 심지어 평상시에 몸이 약하지도 않은데.
결국 택시를 탔다. 어디로 갈까 우왕좌왕하다가, 문득 '국제 컨벤션 센터' 라는 건물이 있었다는 걸 떠올렸다.
그순간 나와 친구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난 것은 부산 컨벤션 센터.
"거기로 가자! 부산에서도, 컨벤션 센터에 가면 웬만한 건 다 있잖아!"
"그래. 거기가면 약국도 있을테고....약먹고 좀 앉아 쉬면 괜찮겠지."
그렇게 해서 중문 관광단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국제 컨벤션 센터에 도착.
하지만 우리를 반긴 것은 선명한 [공사중] 팻말이었다!
한순간 나가버릴 듯한 넋을 붙잡고, 일단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홀에서는 뭔가를 정비하는 듯 인부들이 왔다갔다 걸어가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안에 까페 하나와 음식점, 그리고 지하의 약국과 가게들은 운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약을 먹고 까페에 앉아 한참을 기절. 거의 한시간이 지나자 정신이 돌아왔다.
정신이 돌아옴과 동시에 식욕도 돌아온 탓에, 급격한 배고픔을 느낀 나는 친구를 재촉했다.
밥 먹으로 가자고. 아팠다가 배고팠다가 참으로 다채롭게도 귀찮게 구는 나를 친구는 참 잘도 참아 주었다.
멀리 갈 수는 없으니 바로 안에 있는 식당으로 직행.

그건 물론 즐거워서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이유도 가지고 있다.
아프지 않기 위해서.
우스운 이유지만, 뼈저린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예전 학교 지원으로 일본여행을 떠났을 때 아팠던 적이 있더란다. 그것도 느닷없이. 같이 간 친구와 후배에게 폐를 끼칠 수는 없었던지라 혼자 민박에서 끙끙 앓았던 기억. 타지에서 아프면 서럽다는 것을, 나는 그때 뼈저리게 알았다. 그때부터, 여행지에서는 '즐거우니 아프지 않다' 고 스스로를 세뇌하는 것이 버릇이 되어 버렸다.
테디베어 박물관을 나왔다. 점심을 먹고 한번 더 둘러보자며 잔뜩 들뜬 마음을 그대로 가진 채 걸었다. 그런데 몇 걸음 걸었을까. 눈앞이 핑글 돌았다. 더 이상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왜 그래?"
"모르겠어. 갑자기 어지러워."

결국 택시를 탔다. 어디로 갈까 우왕좌왕하다가, 문득 '국제 컨벤션 센터' 라는 건물이 있었다는 걸 떠올렸다.
그순간 나와 친구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난 것은 부산 컨벤션 센터.
"거기로 가자! 부산에서도, 컨벤션 센터에 가면 웬만한 건 다 있잖아!"
"그래. 거기가면 약국도 있을테고....약먹고 좀 앉아 쉬면 괜찮겠지."
그렇게 해서 중문 관광단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국제 컨벤션 센터에 도착.
하지만 우리를 반긴 것은 선명한 [공사중] 팻말이었다!
한순간 나가버릴 듯한 넋을 붙잡고, 일단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홀에서는 뭔가를 정비하는 듯 인부들이 왔다갔다 걸어가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안에 까페 하나와 음식점, 그리고 지하의 약국과 가게들은 운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약을 먹고 까페에 앉아 한참을 기절. 거의 한시간이 지나자 정신이 돌아왔다.
정신이 돌아옴과 동시에 식욕도 돌아온 탓에, 급격한 배고픔을 느낀 나는 친구를 재촉했다.
밥 먹으로 가자고. 아팠다가 배고팠다가 참으로 다채롭게도 귀찮게 구는 나를 친구는 참 잘도 참아 주었다.
멀리 갈 수는 없으니 바로 안에 있는 식당으로 직행.

하도 급하게 들어가서 입구는 찍었으나 이름은 지금도 기억나지 않는 이 식당.
이 식당은 매우 깔끔한 레스토랑이었다.
메뉴는 양식에서 한식까지 다양.
전통 레스토랑이라기 보다는 마음편히 먹을 수 있는 퓨전 레스토랑 느낌이 강했다.
온 몸이 밥알을 원하는지라 돔베고기와 보쌈을 주문했다.
이 식당은 매우 깔끔한 레스토랑이었다.
메뉴는 양식에서 한식까지 다양.
전통 레스토랑이라기 보다는 마음편히 먹을 수 있는 퓨전 레스토랑 느낌이 강했다.
온 몸이 밥알을 원하는지라 돔베고기와 보쌈을 주문했다.

가장 먼저 나온 죽. 안에 전복이 들어 있었는데 마침 속을 달래기에 딱 좋았다.
시간대가 시간대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컨벤션 센터가 공사중이었기 때문인지 홀에는 다른 손님들이 아무도 없었다.
덕분에 대기시간도 길지 않고 바로바로 음식이 나와서 굉장히 좋았다.

아름다운 고기님의 등장.
내가 주문했던 보쌈.

친구가 주문했던 돔베고기.
보쌈도 맛있었지만 정말 이 돔베고기는 예술이었다.
고기도 전혀 질기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양념이 정말로 예술.
너무나 맛있어서 내 보쌈을 내팽개치고 달려들어 친구의 살을 약탈하기 시작했다.
칼칼하니 맛있었던 아욱 된장국.
그 외 밑반찬들도 깔끔해서 대 만족이었다.

시간대가 시간대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컨벤션 센터가 공사중이었기 때문인지 홀에는 다른 손님들이 아무도 없었다.
덕분에 대기시간도 길지 않고 바로바로 음식이 나와서 굉장히 좋았다.


내가 주문했던 보쌈.



고기도 전혀 질기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양념이 정말로 예술.
너무나 맛있어서 내 보쌈을 내팽개치고 달려들어 친구의 살을 약탈하기 시작했다.

그 외 밑반찬들도 깔끔해서 대 만족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온 후식.
정말로, 전반적으로 더없이 만족스러웠던 식당이었다.
나중에 또 제주도에 오면 다시 들리고 싶을 정도로.
정말로, 전반적으로 더없이 만족스러웠던 식당이었다.
나중에 또 제주도에 오면 다시 들리고 싶을 정도로.
배가 부르자 더없이 행복해졌다. 남의 살의 힘은 과연 위대했다. 약을 먹고도 조금씩 아팠던 배가, 한순간에 가라앉았던 것이다.
혹시 배고파서 어지러웠던 건 아니겠지. 엄청나게 쪽팔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차마 입 맊으로 내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하기엔 95% 이 이유였다고 확신한다. 전반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좋지 않은 편이라(밥을 먹어도 너무 금세 배가 고파진다. 여행가서 많이 걷기라도 하면 더한다.), 한끼라도 식사를 거르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스스로의 몸을 생각하면, 이 이유말고는 어지러웠을 이유는 없다. 테디베어 박물관에서 네시간동안 돌아다니면서 포테이토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더욱 더 이 이유는 신빙성을 띄게 된다.
"그나저나 여기 와 버려서, 일정 완전히 어긋났네."
"그러게. 남은 폭포 마저 보려고 했는데. 지금 다시 거기로 돌아가긴 좀 그렇지."
"비행기 시간 애매하게 남을 것 같아."
식사를 마친 테이블 위에, 첫날 삼성혈에서 집어들고 왓던 제주도 관광 지도를 펼쳤다. 국제 컨벤션 센터 근처에 갈 만한 곳이 없을까 탐색에 탐색을 거듭하던 우리의 눈에 들어온 것은 국제 평화 센터. 너무나 교과서틱한 이름이 오히려 흥미를 끌었다.
이왕 발닿아서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가 보자.
그렇게 생각하고 식당을 나왔다.
혹시 배고파서 어지러웠던 건 아니겠지. 엄청나게 쪽팔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차마 입 맊으로 내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하기엔 95% 이 이유였다고 확신한다. 전반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좋지 않은 편이라(밥을 먹어도 너무 금세 배가 고파진다. 여행가서 많이 걷기라도 하면 더한다.), 한끼라도 식사를 거르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스스로의 몸을 생각하면, 이 이유말고는 어지러웠을 이유는 없다. 테디베어 박물관에서 네시간동안 돌아다니면서 포테이토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더욱 더 이 이유는 신빙성을 띄게 된다.
"그나저나 여기 와 버려서, 일정 완전히 어긋났네."
"그러게. 남은 폭포 마저 보려고 했는데. 지금 다시 거기로 돌아가긴 좀 그렇지."
"비행기 시간 애매하게 남을 것 같아."
식사를 마친 테이블 위에, 첫날 삼성혈에서 집어들고 왓던 제주도 관광 지도를 펼쳤다. 국제 컨벤션 센터 근처에 갈 만한 곳이 없을까 탐색에 탐색을 거듭하던 우리의 눈에 들어온 것은 국제 평화 센터. 너무나 교과서틱한 이름이 오히려 흥미를 끌었다.
이왕 발닿아서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가 보자.
그렇게 생각하고 식당을 나왔다.
at 2009/09/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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