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8월 05일
제주도. 그 맛스러운 섬에 가다 - ⑩바다로 떨어지다
이중섭 거리에서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폭포에서 뜻하지 않게 발견한 까페, 거기에 맛있는 식사까지 지나치게 퍼펙트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왠지 발이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이 뒤는 어디로 가야 할까. 정해놓았던 몇몇 선택지들을 떠올렸다.
"폭포 보러 가자."
"또?"
"거긴 천지연이랑은 또 다르다더라."
폭포를 좋아하는 두 여자. 또다른 폭포를 보러 발걸음을 옮겼다. 택시를 잡아 타고 도착한 곳은 정방 폭포.
폭포가 흘러내려 이어진 바다로 바로 흘러 들어가는 모습이 장관이라는 곳이었다. 게다가 다른 폭포들에 비해 사람이 없다 - 라는 정보도 있었기에 많은 기대감을 안고 정방 폭포까지 택시로 달려갔다. 정방 폭포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걸어가거나 택시를 타는 방법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데, 삼복 더위에 걸어갔다가 쪄죽는 수가 있으니 택시 타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제주도는 섬이다. 이곳의 5월 더위는 육지의 6월 중순을 방불케 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폭포로 들어가기 위한 길 바로 앞에는 입장권을 파는 작은 박스와, 음료수며 과일을 파는 상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꽤 가파른 계단을 걸어 내려가니 양 옆으로 우산처럼 넓은 잎을 가진 식물이 가득 피어 있었다. 키 큰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그늘 아래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두 개 놓여져 있었다.

"폭포 보러 가자."
"또?"
"거긴 천지연이랑은 또 다르다더라."
폭포를 좋아하는 두 여자. 또다른 폭포를 보러 발걸음을 옮겼다. 택시를 잡아 타고 도착한 곳은 정방 폭포.
폭포가 흘러내려 이어진 바다로 바로 흘러 들어가는 모습이 장관이라는 곳이었다. 게다가 다른 폭포들에 비해 사람이 없다 - 라는 정보도 있었기에 많은 기대감을 안고 정방 폭포까지 택시로 달려갔다. 정방 폭포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걸어가거나 택시를 타는 방법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데, 삼복 더위에 걸어갔다가 쪄죽는 수가 있으니 택시 타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제주도는 섬이다. 이곳의 5월 더위는 육지의 6월 중순을 방불케 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그 길을 지나, 폭포가 보였다.



잠시나마 모든 것에서 눈을 가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았던 것 뿐인지도 모른다.

뾰족하고 커다란 바위들이 가득한 해변가로 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천지연 폭포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폭포였다. 천지연이 부드러운 매력을 지닌 폭포라면, 정방 폭포는 모든 것을 압도하는 힘을 지닌 폭포였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며 자욱한 안개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 끌어안고 있던 모든 근심을 잊게 해 주었다. 빛에 녹아들어간 물색이 무지개를 만들어냈다.
그 광경을 오롯히 서 지켜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천지연 폭포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폭포였다. 천지연이 부드러운 매력을 지닌 폭포라면, 정방 폭포는 모든 것을 압도하는 힘을 지닌 폭포였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며 자욱한 안개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 끌어안고 있던 모든 근심을 잊게 해 주었다. 빛에 녹아들어간 물색이 무지개를 만들어냈다.
그 광경을 오롯히 서 지켜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때마침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로 폭포는 만원이었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뛰어다니고 떠들어대는 수많은 인파들 때문에, 나는 멀리 떨어져 폭포 사진을 카메라에 담을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엔 불만이 치솟아 올랐다. 좋은 공간을 공유하고 싶지 않은 욕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한장 두장, 폭포를 찍다 멍하니 해변가를 바라보니 수학여행 때가 떠올랐다. 울퉁불퉁 험한 바위들이 솟아있는 정방바위 근처의 해변가가 낯이 익었다.
수학여행 때 2시간 넘게 저런 해변가를 걸었더란다. 그때 다른 사람들이 본 우리의 모습은 어땠을까.
저기서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은 지금, 자신의 모습을 어떤 기억으로 가지게 될까.
그런 생각들이 치솟아 오른 건 내가 그만큼 그 시절에서 멀리 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처음엔 불만이 치솟아 올랐다. 좋은 공간을 공유하고 싶지 않은 욕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한장 두장, 폭포를 찍다 멍하니 해변가를 바라보니 수학여행 때가 떠올랐다. 울퉁불퉁 험한 바위들이 솟아있는 정방바위 근처의 해변가가 낯이 익었다.
수학여행 때 2시간 넘게 저런 해변가를 걸었더란다. 그때 다른 사람들이 본 우리의 모습은 어땠을까.
저기서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은 지금, 자신의 모습을 어떤 기억으로 가지게 될까.
그런 생각들이 치솟아 오른 건 내가 그만큼 그 시절에서 멀리 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불쑥 너그러워졌다.
고등학생 시절은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다. 지나온 지금 생각해도 그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학생때가 좋았어 어쩌고 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둘 중 하나일것이다. 정말 아무 고민없이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혜택받은 환경과 성격을 지니고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엄청나게 긍정적이거나.
그 자명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폭포 아래 아이들은 참 행복하게만 보였다.
잠시나마 그렇게 눈을 가릴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그것은 과히 나쁜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고등학생 시절은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다. 지나온 지금 생각해도 그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학생때가 좋았어 어쩌고 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둘 중 하나일것이다. 정말 아무 고민없이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혜택받은 환경과 성격을 지니고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엄청나게 긍정적이거나.
그 자명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폭포 아래 아이들은 참 행복하게만 보였다.
잠시나마 그렇게 눈을 가릴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그것은 과히 나쁜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그것으로 좋았던 것 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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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8/05 11:57 | ★여행하는 고양이★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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