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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그 맛스러운 섬에 가다 - ⑥첫날의 끝.

 
호텔 뒤에는 긴 방파제가 있었다.
호텔 창 밖으로는 신기하게 생긴 건물과 바다가 보였고, 그래서 밤에 방파제를 걸어 그 건물까지 가 보았다.
방파제 옆 공터에서는 아이들이 한밤중의 농구를 즐기고 있었다.
'낚시 금지' 라는 문구가 써진 벽 위에서 사람들은 태연하게 낚시를 즐기고 있었고
그 낚시줄이 담긴 밤바다는 무서울 정도로 까맣고 깊어 보였다.
그 검은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자 낚시를 하던 아저씨들은 계단이 있으니 아래에 내려가 보라 말했다.
위험해 보여서 싫어요. 그렇게 말하고는 한참 후 슬그머니, 후들거리는 다리로 계단을 내려갔다.
검은 바다가 손에 잡힐 듯 한순간에 가까워졌다.
역시 무서워서, 재빨리 다시 계단 위 안전한 곳으로 도망쳐 나왔다.
이 정도에도 겁을 먹으며 계속 도망치는, 딱 그 정도의 인생을 살아왔으니 어쩔 수 없었다.
걷고 걷고 걷다가. 간간히 체조를 하다가. 장난을 치다가
열두시가 가까워져서야 호텔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아득히 깊은 검은 바다같은 수면이 몰려오길 바라면서.

첫날의 끝이었다.

by 타랑위진 | 2009/07/02 12:03 | ★여행하는 고양이★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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