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23일
제주도. 그 맛스러운 섬에 가다 - ⑤감초식당,순대볶음
맛없는 음식을 파는 음식점 주인들은 훌륭한 범죄자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음식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하루종일 우울하고 꿀꿀했다가도 잘 익힌 통닭에 소주 한 잔이면 잠시 행복해 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진짜 맛있는 음식은 한 사람의 우울함을 바꾸어 줄 수 있는 힘을 지닌 가장 훌륭한 약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맛없는 음식은 독약이다. 좋은 기분으로 음식점에 자리잡고 앉았는데 너무나 기대 이하의 음식이 눈 앞에 놓여진다면. 좋던 기분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다. 한 끼 소중한 식사를, 이런 쓰레기를 먹어야 한다는 억울함에 없던 파이터의 정신마저 생겨난다. 온순하고 평화롭게 하루를 마무리했을 사람을 시비정신 넘쳐나는 파이터로 변모시키는 음식이라니. 그런 독약을 만들어서, 그것도 돈 받고 팔아대는 음식점들이 범죄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러브랜드를 나와 가기로 했던 횟집 입구에는 [정기휴일] 이라는 종이 한 장만 펄럭펄럭 붙어 있었다.
아뿔싸. 미처 정기휴일을 체크하고 오지 못한 것이 실수였을 줄이야. '숨겨진 맛집'. 그 동네 사람들이 많이 찾고 여행객들은 잘 찾지 않는 곳이라 해서 기대했던 횟집이었기에 실망이 컸다. 그렇지 않아도 지대로 이상한 택시를 타는 바람에 짜증이 머리 위까지 치솟은 상태였던지라 더더욱 '정기휴일' 쪽지가 주는 타격이 컸다.
이 타격을 이겨내기 위해 어디에 가야 할 것인가. 이미 해는 저물어 주변은 어둑했고, 러브랜드 안에서 광란의 시간을 보냈던 탓에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상의할 시간은 많지 않았다.
소문난 맛집은 이럴때 가라고 있는 거야. 우리는 보성시장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식객에도 나왔고 여행책마다 맛집으로 올라있던 그곳. 감초식당에 가기 위해. 과연 얼마나 맛있는 순대이길래, 얼마나 친절한 아주머니이기에 당당하게 맛집이라고 불리는 것인지 말이다.
그런데 택시기사 아저씨 반응이 좀 많이 찜찜했다. 보성시장 가 주세요, 라는 말에 거기 볼 거 없는데? 부터 시작해서 거기 순대국 맛있는 데가 있었나? 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원래 택시 기사 아저씨들이 그 지방 맛집은 가장 잘 아는 법인데, 정작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유명하지 않은 맛집이라니.
어둑해진 보성시장에 내려 감초식당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봤다.
순대국과 순대볶음. 따로국밥. 여러 메뉴가 즐비하게 붙어 있었고 가게 안 벽 한쪽에는 '식객'을 복사한 만화가 쭉 붙어 있었다.
다들 추천했던 건 순대국밥. 하지만 점심으로 고기국수를 먹었던지라 국밥은 땡기질 않았다. 매콤하게 순대볶음을 먹자 싶어 주문했다. 설마 같은 순대로 만들었는데 순대국밥만 맛있고 볶음은 엄청 맛없거나 그러진 않겠지. 그런 심정으로. 그렇잖은가. 원재료인 순대가 맛있으면 뭐든 맛있어야 하는 게 정상 아니겠는가.
그런데 어라.
눈앞에 놓인 순대볶음을 보글보글 끓여 한 입 맛 본 순간 고개를 갸웃거려야 했다.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천편일률적인 조미료 가득한 양념. 딱딱한 기운이 덜 사라진 순대.
설탕맛 가득한 양념을 순대에 묻혀 하나씩 입에 가져다 넣으며 한숨을 쉬었다.

나는 진심으로 후회했다. 맛집이라는 타이틀을 일방적으로 신뢰한 것을. 내가 좋아한 만화에 나왔다고 해서 정말로, 그 만화를 보며 연상한 것과 같은 맛이 나리라 기대했던 것을.
그러니깐 음식은 중요하다는 거다. 독약이 아닌 행복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게 해 줄 그런 음식 말이다.
음식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하루종일 우울하고 꿀꿀했다가도 잘 익힌 통닭에 소주 한 잔이면 잠시 행복해 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진짜 맛있는 음식은 한 사람의 우울함을 바꾸어 줄 수 있는 힘을 지닌 가장 훌륭한 약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맛없는 음식은 독약이다. 좋은 기분으로 음식점에 자리잡고 앉았는데 너무나 기대 이하의 음식이 눈 앞에 놓여진다면. 좋던 기분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다. 한 끼 소중한 식사를, 이런 쓰레기를 먹어야 한다는 억울함에 없던 파이터의 정신마저 생겨난다. 온순하고 평화롭게 하루를 마무리했을 사람을 시비정신 넘쳐나는 파이터로 변모시키는 음식이라니. 그런 독약을 만들어서, 그것도 돈 받고 팔아대는 음식점들이 범죄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뿔싸. 미처 정기휴일을 체크하고 오지 못한 것이 실수였을 줄이야. '숨겨진 맛집'. 그 동네 사람들이 많이 찾고 여행객들은 잘 찾지 않는 곳이라 해서 기대했던 횟집이었기에 실망이 컸다. 그렇지 않아도 지대로 이상한 택시를 타는 바람에 짜증이 머리 위까지 치솟은 상태였던지라 더더욱 '정기휴일' 쪽지가 주는 타격이 컸다.
이 타격을 이겨내기 위해 어디에 가야 할 것인가. 이미 해는 저물어 주변은 어둑했고, 러브랜드 안에서 광란의 시간을 보냈던 탓에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상의할 시간은 많지 않았다.
소문난 맛집은 이럴때 가라고 있는 거야. 우리는 보성시장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식객에도 나왔고 여행책마다 맛집으로 올라있던 그곳. 감초식당에 가기 위해. 과연 얼마나 맛있는 순대이길래, 얼마나 친절한 아주머니이기에 당당하게 맛집이라고 불리는 것인지 말이다.
그런데 택시기사 아저씨 반응이 좀 많이 찜찜했다. 보성시장 가 주세요, 라는 말에 거기 볼 거 없는데? 부터 시작해서 거기 순대국 맛있는 데가 있었나? 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원래 택시 기사 아저씨들이 그 지방 맛집은 가장 잘 아는 법인데, 정작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유명하지 않은 맛집이라니.
어둑해진 보성시장에 내려 감초식당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봤다.
순대국과 순대볶음. 따로국밥. 여러 메뉴가 즐비하게 붙어 있었고 가게 안 벽 한쪽에는 '식객'을 복사한 만화가 쭉 붙어 있었다.

그런데 어라.
눈앞에 놓인 순대볶음을 보글보글 끓여 한 입 맛 본 순간 고개를 갸웃거려야 했다.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천편일률적인 조미료 가득한 양념. 딱딱한 기운이 덜 사라진 순대.
설탕맛 가득한 양념을 순대에 묻혀 하나씩 입에 가져다 넣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니깐 맛집에는 두가지가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겐 정말 그 순대볶음이 테러수준이었는데. 다음에 혹여라도 또 들릴 일이 있으면 얌전히 순대국밥이나 먹어야겠다. 정말로 즐거웠던 제주도에서의 첫날, 마지막 식사가 테러로 끝나다니. 
정말 한가지 메뉴만 맛있는 맛집.
그럴바에는 처음 온 사람 헷갈리지 않게 다른 메뉴는 다 갔다 버려! 그렇게 외치고 싶어지는 집 말이다. 나는 이런 집을 정말로 맛집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 나머지 메뉴들이 평균적인 맛이라도 되면 괜찮은데 '평균 이하' 면 정말로 문제는 심각해진다.
다음은 모든 메뉴가 맛있는 맛집.
소문난 메뉴는 '진짜' 맛있지만, 다른 음식들도 만족스러운 그런 집. 이런 집이야말로 맛집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은 보물같은 집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럴바에는 처음 온 사람 헷갈리지 않게 다른 메뉴는 다 갔다 버려! 그렇게 외치고 싶어지는 집 말이다. 나는 이런 집을 정말로 맛집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 나머지 메뉴들이 평균적인 맛이라도 되면 괜찮은데 '평균 이하' 면 정말로 문제는 심각해진다.
다음은 모든 메뉴가 맛있는 맛집.
소문난 메뉴는 '진짜' 맛있지만, 다른 음식들도 만족스러운 그런 집. 이런 집이야말로 맛집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은 보물같은 집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감초식당을 과연 맛집이라고 불러도 좋을지. 그 많은 여행서의 저자들은 과연 이 집에서 '순대국밥' 이외의 무언가를 먹어봤을지 굉장히 의심스러워졌다.
결국 순대볶음을 반쯤 남기고 - 난 정말로 맛없는 음식으로 배를 가득 불리는 것만은, 죽어도 싫다 - 감초식당을 나오며 나와 친구는 고민에 빠졌다. 다음에 왔을 때 순대국밥과 따로국밥까지 도전을 해 본 뒤에 이 집을 완전히 맛없다고 단정지어야 할지, 아니면 여기서 미련을 끊어야 할지. 사실 미련을 끊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다들 맛있다고 써 놓은 집을 당당히 맛없다고 외치려니 참으로 민망한 기분이 드는 거다. 그래. 메뉴선정을 잘못한 내가 나쁜거야. 그런 마음까지 들다니. 참. 이것이 바로 다수의 힘인가보다.
결국 순대볶음을 반쯤 남기고 - 난 정말로 맛없는 음식으로 배를 가득 불리는 것만은, 죽어도 싫다 - 감초식당을 나오며 나와 친구는 고민에 빠졌다. 다음에 왔을 때 순대국밥과 따로국밥까지 도전을 해 본 뒤에 이 집을 완전히 맛없다고 단정지어야 할지, 아니면 여기서 미련을 끊어야 할지. 사실 미련을 끊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다들 맛있다고 써 놓은 집을 당당히 맛없다고 외치려니 참으로 민망한 기분이 드는 거다. 그래. 메뉴선정을 잘못한 내가 나쁜거야. 그런 마음까지 들다니. 참. 이것이 바로 다수의 힘인가보다.

나는 진심으로 후회했다. 맛집이라는 타이틀을 일방적으로 신뢰한 것을. 내가 좋아한 만화에 나왔다고 해서 정말로, 그 만화를 보며 연상한 것과 같은 맛이 나리라 기대했던 것을.
그러니깐 음식은 중요하다는 거다. 독약이 아닌 행복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게 해 줄 그런 음식 말이다.
# by | 2009/06/23 12:27 | ★여행하는 고양이★ | 트랙백


![[플라아카데미]릴든 소속비커](http://wewe.x-y.net/bbs/data/ddddddd/20.jpg)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